전북경찰청은 21년 전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범인이 대전 은행 권총 강도 사건을 저지른 이정학(52)이라고 22일 밝혔다.
전북경찰은 이날 2002년 경찰관 피살사건의 종합 수사 결과 브리핑을 갖고 백 경사 살해와 총기 탈취(강도살인)에 대한 피의자 이정학의 단독 범행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그간의 수사결과를 종합하여 강도살인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이정학은 전주북부경찰서(현 덕진경찰서) 금암2파출소 건물 뒷쪽의 담을 넘어 후문으로 침입, 백 경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 한 뒤 38구경 총기를 탈취했다. 이후 파출소 후문으로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은 제보자와 피의자를 수차례 조사하여 제보자의 진술과 범죄 현장 동선, 당시 피해 상황, 그간의 다른 범행의 과정 등이 일치하나 이정학의 진술내용이 자주 바뀌고 일관성이 떨어지는 등을 확인, 이정학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냈다.
백 경사 피살사건은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 추석 연휴 첫날 전주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했다. 백 경사는 당시 홀로 파출소 안에서 근무 중이었다. 순찰을 마치고 복귀한 동료들은 목과 가슴 등을 흉기에 찔려 숨져 있던 백 경사를 발견했다.
백 경사가 소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은 사라졌다. 총기에는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돼 있었다.
이후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차리는 등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으나 범인을 잡지 못해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의 공동피고인 이승만(52)이 제보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이승만이 총기 소재지로 지목한 울산 소재 여관을 압수수색하여 2002년 경찰관이 탈취당한 총기를 발견하고 재수사에 나섰다.
앞서 이정학과 이승만은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를 가로막고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한 후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지난해 붙잡혀 강도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