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윤’ 감싼 김대호 “긴장 풀리면 더 잘할 선수”

입력 2023-06-21 23:03
LCK 제공

광동 프릭스 김대호 감독이 슬럼프를 겪고 있는 ‘태윤’ 김태윤을 감쌌다.

광동은 2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T1에 0대 2로 완패했다. 개막 첫 주에 2연승을 기록했던 이들은 이후 3연패를 당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날은 상체 삼인방이 분전했음에도 바텀 듀오가 맞대결에서 버티지 못한 게 완패로 이어졌다. 김태윤과 ‘준’ 윤세준은 두 세트 연속으로 제리·유미를 골랐지만 라인전에서도, 한타 상황에서도 아쉬운 플레이를 펼쳤다.

광동 바텀 듀오는 서머 시즌에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중 김태윤은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도 바이퍼 박도현에게 완패를 당했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은 “김태윤은 잘하는 선수”라고 감싸면서 “긴장만 풀린다면 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T1전 이후 김 감독은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태윤이는 잘한다고 생각한다. 스크림도, 솔로 랭크도 잘한다”면서 “자신이 10명 중 가장 잘한다고 느끼면 더 잘한다. 그런데 내가 10명 중 (수준이) 낮거나, 게임의 수준이 높다고 여기면 얼어버린다. 디테일이 조금씩 아쉬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마인드셋을 바로잡으면 하드웨어는 충실해서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김태윤이 이날 2세트 때 상대의 다이브에 허무하게 당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뽀삐의 벽꿍이 ‘T1 오너의 벽꿍’이어서 특별했겠나”라고 반문하며 “평범한 솔로 랭크 마스터나 챌린저도 그런 벽꿍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김태윤이 너무 긴장해서 대응의 퀄리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김태윤의 플레이를 피드백했다. 그는 김태윤이 점멸을 쓰지 않거나, 뽀삐의 스킬을 맞은 채로 버텨서 팀의 턴을 만들어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첫 다이브에 그가 점멸을 써버리는 바람에 두 번째 다이브 때 킬을 내줬다는 게 그의 복기 결과였다.

이어 “두 번째 다이브를 당할 때는 팀에서 바텀만 막으면 이긴다는 콜이 나왔다. 벽꿍을 안 당할 수 있었는데 당해서 게임이 갔다”면서 “이 역시 엄청난 벽꿍이 아니었다. 태윤이는 약간만 긴장을 풀면, 빅 게임도 빅 게임이 아니라고 여기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2세트 패배의 단초가 됐던 김태윤의 ‘구마유시’ 이민형(아펠리오스)을 향한 돌진에 대해선 “나였어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나무라지 않았다. 그는 “이론적으로 크리티컬 확률을 따져봤을 때 하면 안 되는 플레이여도 그런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공격적인 선수한테 10개의 플레이 중 2개를 수비적으로 해야 한다고 피드백 하는 것과 수비적인 선수한테 10개의 플레이 중 2개를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전자의 선수가 성장 가능성도 높고 실력을 늘리기도 쉽다”면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장려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