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테이프로 시줏돈 슬쩍, 중국인 2명 줄행랑

입력 2023-06-21 18:41
지난 12일 제주의 한 사찰을 찾은 외국인 남성 2명이 법당에서 절을 올린 뒤 번갈아가며 불전함에 접근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대낮에 제주의 한 사찰에서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시줏돈을 훔치려던 중국인 남성 2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양면테이프를 사용해 돈을 훔치려다 실패하자 곧장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20일 제주시 한 사찰에서 지난 12일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택시에서 내린 남성 2명이 어슬렁거리며 절을 둘러보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법당에 들어서자 함께 두 손 모아 절을 올렸다. 이후 한 남성이 불전함에 무언가를 집어넣더니 유유히 밖으로 나갔다.

홀로 남은 남성도 법당 안을 두리번거리다 불전함으로 향했고, 줄을 끌어당겨 무언가를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잠시 뒤 두 남성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사찰 스님이 이들에게 다가서자, 두 남성은 깜짝 놀라 가방을 버리고 줄행랑쳤다. 이들이 두고 간 가방에는 현금이 15만원 넘게 담겨 있었다.

가방 안에는 범행에 사용된 도구도 있었는데, 바로 양면테이프였다. 이들은 얇고 넓적한 쇠에 양면테이프를 붙여 줄에 매단 뒤 낚시하듯 불전함에서 시줏돈을 꺼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일 외국인 일당이 사용한 범행도구. 양면테이프를 붙인 넓적한 쇠에 줄이 매달려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2일 외국인 일당이 사용한 범행도구. 양면테이프를 붙인 넓적한 쇠에 줄이 매달려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두 남성은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이미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개방된 종교시설 특성상 언제든 절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