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21일 과거 수능시험에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출제된 것에 대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장난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질타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수험생에게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계산하도록 한 2020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이건 정말 안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제한 분들은 ‘국어니까, 읽고 계산해서 알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변명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소중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장난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촌 손자·손녀들의 학원 강의 영상을 본 것을 언급하면서 “보고 깜짝 놀랐다. 저도 못 풀겠더라. ‘이건 확실히 아닌데’(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아이들이 다른 데 가면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치동 아파트 전세에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정상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전혀 다른 곳에서 날아온 문제를 푸느라 난리법석을 떨고 학원 가고 이런 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대통령께서 오래전부터 그런 말씀을 하셨다”며 “그런 것이 지난 6월 모의평가에 잘 반영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교과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를 계기로 촉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에 대해 한 총리는 “(감사 후에)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 하는 게 복무 감사”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께서 이주호 교육부총리에게 (취지를) 명확하게 지시한 것 같은데 잘 지켜지지 않은 경위는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16일 총리실과 합동으로 평가원에 대해 감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평가원은 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기관이다.
한 총리는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일 브리핑은 정확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앞으로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가 주장을 하면 그것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 현실은 어떻게 된 건지 국민들에게 바로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 영향 관련 정보를 국민들이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총리는 “기존에 부처별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등이 있는데, 이를 한 데 통합하고 SNS와 연결해 국민들이 자신이 익숙한 곳에서 찾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다”며 “관계 부처에 협의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