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벤츠코리아 사장 “전 세계 많은 눈이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입력 2023-06-21 16:22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한국을 얼마나 예의주시하는지 오히려 한국이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토마스 클라인(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말했다. 지난 16일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가진 기자 인터뷰에서다. 그는 2년 6개월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다음달 1일 독일 본사로 승진 이동한다.

클라인 사장은 한국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독일 본사에서 한국에 와서 시장 상황을 살피고 그 결과를 제품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할 정도”라고 했다. 벤츠R&D코리아센터 사무실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이곳에선 벤츠 차량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반응을 계속 파악합니다. 엔지니어 10명 정도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60명 가까이 커졌습니다.”

클라인 사장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주력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럭셔리와 전동화다. 이 전략이 먹혀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수입차 최초로 연간 판매량 8만대를 돌파했고 한국 진출 이후 최대 매출(7조54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은 이제 벤츠 차량이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 됐다.

정부 정책이 너무 빠르게 바뀌는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한국의 규제 환경은 긍정적으로 발전했다”면서도 “1월부터 소비자에게 차량을 전달하려면 6개월 전에 주문을 넣어야하는데 한국은 1~2월에 보조금 제도가 바뀌어 충분히 준비할 수가 없다. 2~3년 정도 간격을 두거나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 예측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