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튜 크리스토퍼 로페즈(40)씨가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에서 1950년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발도메로 로페즈(1925~1950) 중위의 이름을 찾았다.
로페즈씨는 로페즈 중위의 조카손자로 가족 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인천으로 상륙하던 로페즈 중위는 북한군 벙커로 던지기 위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지만 곧바로 심각한 총상을 입었다. 그는 던지지 못한 수류탄을 자신의 몸으로 덮쳐 부하들을 폭발로부터 구한 뒤 산화했다.
로페즈 중위는 미군과 한국군이 수여하는 최고의 무공훈장인 명예훈장과 태극무공훈장을 각각 수훈했다. 전사 당시 미혼이던 로페즈 중위에겐 직계가족이 없다.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초청으로 방한한 로페즈씨는 이날 할아버지의 명비를 탁본하며 눈물을 훔쳤다. 로페즈씨는 “교회가 초청해 줘 이렇게 훌륭한 곳에 있는 할아버지의 명비를 찾게 돼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73년 만에 가족 중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로페즈씨 외에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를 비롯해 3명의 미군 전사자와 13명 실종자 가족들도 함께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명비에 기록된 가족의 이름 앞에 헌화하고 추모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