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30㎏ 150만원”…선 넘은 중고마켓 소금 폭리

입력 2023-06-21 14:59
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소금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소금을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2010년산 신안 천일염 소금 30㎏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판매자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전 13년 된 오래된 소금”이라고 강조하며 가격을 무려 150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또 다른 판매자는 8년 묵은 신안 천일염 소금 20㎏을 선착순으로 판매한다며 경쟁을 붙이기도 했다. 이 판매자는 “개당 10만원”이라며 “10개 이상 사면 조금 깎아드리겠다”고 제시했다.

20㎏ 대용량 한 포대를 6만~8만원 수준에 판다는 글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남 신안군수협 직매장이 지난 8일 공지한 2021년산 20㎏ 가격인 3만원보다 두 배로 비싼 수준이다. 현재 생산되는 소금의 가격도 평년 대비 65%가량 급등한 것이다.

일부 판매자는 소금을 대량으로 확보한 도매업자로 추정된다. 한 판매자는 ‘21년 태안산 7만원, 22년 신안산 6만원, 23년 신안산 5만원’으로 소금 생산시기에 따른 가격을 안내한 후 “대량구매 가능하다, 직거래만 가능하다”고 적기도 했다. 현재 전남 신안군수협직매장의 2021년산 20㎏ 1포 가격이 3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이에 한 네티즌은 “사기꾼처럼 이참에 천일염을 비싸게 파시는 분들은 전문업자로 신고했다”며 “5만원에 거래돼도 딱히 제재할 건 없지만 조금만 검색해도 3만원에 살 수 있던 소금인데 아무리 불안해도 두세 배씩 올리는 사기꾼들을 믿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굵은 소금(5㎏) 소매가격은 평균 1만3094원이다. 한 달 전(1만2500원)보다 4.8%, 1년 전(1만1189원)보다 17.0% 각각 올랐다. 지난 3년간 평균값을 산출한 평년 가격(7940원)과 비교하면 64.9% 뛰었다.

전국 곳곳에서 소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 소금 수급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에 소금 수요량이 급증한 탓도 있지만, 생산량이 줄기도 했다. 기상 악화 등 악조건으로 국내 소금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소금 가격은 가파르게 뛰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두 달간 기상여건으로 소금 생산량이 잠시 줄었을 뿐이라며 6~7월 소금 생산량이 회복되면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군도 천일염 공급량이 회복 중이라고 발표했다. 신안군은 전국 천일염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매년 4~10월 연평균 약 23만t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천일염을 만드는 과정에서 물이 공기 중으로 모두 증발하기 때문에 방사성 핵종인 삼중수소 영향을 받지 않아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천일염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