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 배제 관련 계획을 밝혀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 큰 혼란이 야기된 가운데,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17년째 EBS 강사인 윤혜정씨가 수험생들을 격려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윤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EBS에서 강의를 시작한 2007년부터, 특히 EBS 연계가 시작된 2010년부터 항상 강조해온 건 수능 정책이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이 탄탄한 국어 공부를 그냥 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과 개념은 달라지지 않는다. 연계에 무작정 기대는 공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올바른 국어 공부를 하면서 연계는 덤으로 활용하면 되는 거다. 연계 정책을 올바르게, 그리고 똑똑하게 활용하면 된다”며 수능을 앞두고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어 “이제 150일 남았어. 150일이 널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네가 너의 150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줘”라며 글을 마쳤다.
윤씨는 또 해당 글에 ‘기본과 개념이 확실한 수능 국어 공부’ ‘(정책이) 달라진다고 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아’ ‘항상 말했잖아. 달라지지 않는 걸 공부하라고’ ‘흔들릴 시간도 없어’ ‘지금 정신없으실 분들은 수능 정책과 관련된 누군가’ ‘이걸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누군가’ ‘우리는 아니야’ ‘흔들릴 필요 없는 공부법을 가르쳤어’ ‘넌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돼’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학생들을 응원했다.
윤씨의 글을 본 수험생들은 많은 위로를 받고 울었다며 답글을 적었다. 학생들은 ‘선생님, 이거 보고 울었어요. 불안하고 도망치고 싶은 수험 생활 속 한 줌의 위로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잘 배웠으니까 멘탈(마음) 잘 잡고 끝까지 가볼게요’ ‘정책이 어떻게 달라져도 탄탄한 국어 공부를 하면 된다는 걸 항상 명심하고 앞으로도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며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일타 강사들은 크게 반발했다. 수학 강사 현우진씨는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바란다)”며 “애들만 불쌍하다”고 우려했다.
역사 강사 이다지씨도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라며 “9월 모의평가가 어떨지 수능이 어떨지 더욱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