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왓슨, “LIV와 꼭 손 잡아야 했나”

입력 2023-06-21 12:33
PGA투어와 LIV골프 통합에 반대 의사를 표한 톰 왓슨. AP뉴시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39승(메이저대회 8승 포함)을 거둔 ‘레전드’ 톰 왓슨(미국)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은 LIV 골프와 합병을 결정한 PGA투어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왓슨은 21일(한국시간) PGA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아직 듣지 못한 답이 많다”면서 “이 통합의 의미는 무엇인지, 우리(PGA투어)가 뭘 얻고 뭘 잃었는지 전혀 모른다. 왜 협상은 비밀리에 이뤄졌는지, 어째서 선수위원마저 배제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선수, 미디어, 대회 스폰서 등 PGA투어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커미셔너가 직접 나서서 설명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모너핸을 압박했다.

왓슨은 “우리는 돈을 벌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만 어떤 대가를 치러 가면서 돈을 좇는 건 아니다”라면서 “LIV 골프의 유혹을 뿌리치고 잔류를 택한 선수들에게 보상한다는 데 그건 핵심이 아니다. LIV 골프로 갔던 선수들 복귀는 어떻게 되나”고 물었다,

그는 또 “PGA투어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LIV 골프의 위협에 도덕적,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라며 “사우디가 우리 동맹국이고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해도 PIF가 PGA투어가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을 벗어날 유일한 해결책인가. 정녕 대안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왓슨은 “나는 지금도 사우디가 9·11테러 때 한 역할을 인정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사우디는 수많은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9·11테러 희생자들의 눈을 바라보고 거울에서 우리 모습을 보라”는 말로 사우디에 대한 반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왓슨은 잭 니클라우스(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와 함께 PGA투어의 ‘큰 어른’이다.

그는 마스터스에서도 니클라우스, 플레이어와 함께 시타자로 나서고 있다. 왓슨과 달리 니클라우스는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