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발언 논란에 “반응 안 좋자 사교육계 악마화”

입력 2023-06-21 09:44 수정 2023-06-21 10:12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 발언한 후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 “수능 관련해서 무언가를 질렀다가 반응이 안 좋으니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사교육업계를 때리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선 사교육업계에서 강사들이 고소득자라고 공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수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그들은 정해진 법의 테두리 내에서 그냥 영리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사교육업계야말로 정글의 세계이고, 흥망성쇠가 빠르게 나타나는 곳”이라며 “그 업계에서 대접받는 강사들이라면 그의 강의를 시청했을 수십만명에게는 냉정한 잣대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흥미와 실력을 바탕으로 진학을 한 뒤에도 수강생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막무가내 악마화는 논리도 빈약할뿐더러 전략적으로도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부연했다.

전날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수능의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에 대해 “공교육이 아니라 장외에서 배워야 풀 수 있는 문제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고 말했다. 이에 학원가 일타 강사들은 개인 SNS에 비판과 우려의 글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부 학부모는 강사들이 본인들 수익 감소를 우려해 킬러 문항 배제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한 유명 강사는 파장이 커지자 본인이 올린 비판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최근 킬러 문항 논란에 대해 “약자인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과 같다”며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능에서 공교육 범위에서 벗어난 문항은 출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어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 문항을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고, 출제 기법을 점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초·중순쯤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선 방안’ 시안을 발표하고 내년 2월 확정할 계획이다. 킬러 문항 배제는 오는 9월 모의고사부터 적용될 방침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