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수개월 내 미·중 정상회의 개최 기대”

입력 2023-06-21 06:24 수정 2023-06-21 10:24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수개월 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대면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ABC 방송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 몇 달 내에 우리 정부 동료들이 중국으로 가고, 중국 관료들이 미국으로 오는 등 더 많은 고위급 접촉과 관여를 볼 것”이라며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워싱턴DC로 초청했고, 그도 동의해 이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지만 정상 간 관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년간 시 주석을 잘 알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그들은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며 “그들이 직접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 방중으로 미·중 간 고위급 교류가 물꼬를 트면서 정상 간 재회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관리들은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중은) 양국 관계가 좀 더 안정을 되찾는 시작이길 바란다”며 “우린 서로 큰 차이가 있는 영역과 협력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유익하고 솔직하며 매우 상세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모두 책임감 있게 관계를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여긴다”며 “이번 방중은 고위급 소통선 재정립, 많은 이슈와 관련된 실질적 차이에 대한 대화,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분야 확인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과의 공동 회견에서 쿠바 내 중국 정보·군사 활동 관련 보도에 대해 “중국 고위층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경고했다. 매우 밀접하게 모니터링할 것이고, 그에 관해서도 매우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서반구에서 정보 수집 역량을 확대하려 해왔다는 게 비밀이나 놀랄만한 일은 아니며, 그런 시도에는 중국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쿠바와의 관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것을 몰랐다거나 감시하지 않은 게 아니다. 계속해서 우리의 기밀과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 불렀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스파이 장비로 가득 찬 (정찰)풍선을 격추했을 때 시 주석이 매우 당황했던 이유는 그가 그것이 그곳(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을 때 독재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정찰풍선)은 그곳에 가면 안 됐었다. 경로를 벗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 방중 전에도 “내 생각에 그것은 의도적인 것보다는 당황스러운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풍선이 어디에 있었는지, 어떤 일이 진행됐는지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의 단합을 강조한 것이 시 주석을 정말 당황하게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전화해서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며 “그것이 그를 곤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당신을 포위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제 항공과 해상 노선이 계속 열려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