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전 공동언론발표에서 “북한의 핵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대해 대한민국은 차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국제법을 위한 공동의 약속에 의거해 북핵 위기에 결연히 대처하기 위해 프랑스가 한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명백한 인권 침해 역시 지속적으로 단호히 규탄할 것”이라며 “한국의 유엔 안보리 이사국 선출은 이 문제에 대해 (안보리에서) 긴밀히 공조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프랑스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 지원을 적극 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프랑스 양국은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면서 “세계가 불확실성과 복합위기에 직면한 지금 양국 간 협력은 첨단 기술과 미래 전략 산업 분야로 확장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프랑스는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라며 “6·25전쟁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가 위기에 놓였을 때 달려와 준 진정한 우방국”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도움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6위, 수입시장 점유율 8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며 “영화 ‘기생충’을 만든 나라가 됐고, 이곳 파리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K팝의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에서 K팝의 엄청난 인기를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프랑스 문화도 한국에서 동일한 열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원전과 항공, 우주 분야 등 미래 전략 산업 분야의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또 내년 안보리에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한국은 지난 6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2024~2025년 임기)으로 선출됐다.
한·프랑스 정상은 양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일치하는 측면이 많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파리=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