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을 오가며 자주 신는 이른바 ‘전투용 신발’이 있다. 운동화이지만 종일 신고 나면 발에 땀이 찬다. 신발에서도 냄새가 나고 꿉꿉해진다. 산뜻함을 느끼고 싶다고 매일 새 신발을 신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는 가전기기가 있다. LG전자의 신발 관리기기 ‘슈케어’와 ‘슈케이스’가 그것이다. 일주일 동안 두 기기를 이용해 신발을 관리해봤다.
슈케어는 LG전자의 의류 관리기기 ‘스타일러’처럼 신발을 소독·관리한다. 전투용 신발을 슈케어에 넣고 ‘표준 스타일링’ 모드를 주로 사용했다. 슈케이스 내부에는 신발을 넣을 위치에 구조물이 있어 누구나 쉽게 신발을 기기에 넣을 수 있다. 스팀을 쏴주는 노즐이 신발 안으로 쏙 들어간다. 슈케이스 전용 향기시트를 함께 넣어 40분가량 기기를 돌리자 신발에서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스팀을 쏴주었음에도 신발이 축축하지 않고 오히려 ‘뽀송뽀송’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상태가 됐다.
신발장 구석에 놓여있던 먼지 쌓인 구두도 슈케어를 이용해 ‘관리’를 해봤다. 가죽이다 보니 스팀 때문에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슈케어의 ‘가죽 살균’ 기능을 실행한 뒤엔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 구두에서 특유의 가죽 냄새가 덜해졌고, 가죽도 늘어나거나 망가지지 않았다. 먼지는 사라지고 은은한 광택이 났다. 장시간 사무실에서 구두를 신어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 매일 구두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기기가 있다는 건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그동안 ‘신발 관리’는 외관을 깨끗하게 하는 걸 의미했다. 발냄새가 심한 사람이면, 발냄새 제거용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햇빛에 소독하는 정도에 그쳤다. 가죽구두 등은 클리너로 닦고 슈트리를 끼워 모양을 잡는 게 최선이었다.
반면 슈케어는 트루 스팀을 통해 신발 내부까지 살균하고 깨끗하게 관리한다. 신발 관리의 개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골프화, 축구화 같은 기능성 신발에 특화한 관리 모드도 탑재돼 있어 다양한 신발을 지닌 소비자에게 상당히 유용할 것 같았다.
특히 비나 눈이 온 날에 진가를 발휘했다. 슈케어를 활용하면 신발을 더 빠르고 깔끔하게 말릴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신발 종류나 소재에 맞춰 스팀 분사량을 세밀하게 조절해 신발이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무좀균과 유해물질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미세한 습기와 냄새까지 제거한다”고 강조했다.
신발 보관 전시함인 슈케이스는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용으로도 활용도가 높았다. 단순했던 옷방이 은은한 조명으로 빛나는 쇼룸처럼 변했다. 단순 신발 보관함에 그치지 않았다. 슈케이스 내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직물류 습도 관리 기준과 같은 ‘55% 이하의 습도’를 유지한다.
또 슈케이스가 자외선을 99.9% 차단해 신발 변색을 막아준다. 고가의 한정판 신발이나 명품 신발을 슈케이스에 넣어 보관하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에 제품을 출시한 이후 두 달가량 기간에 슈케이스를 구매한 고객의 절반 이상은 30대였다. 슈케어 구매 고객 가운데 30대 비중도 30%가 넘을 만큼 젊은 층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슈케이스에 조명색을 추가하고 슈케어에 신규 맞춤 코스를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운 기능을 지속해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