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노란우산 어쩌나… 폐업에 공제금 51% 증가

입력 2023-06-20 17:45

올해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보장을 위한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에 따른 공제금 지급이 큰 폭으로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악화 등으로 문을 닫으며 퇴직금 역할을 하는 공제금까지 수령할 정도로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4만8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증가했다. 지급액도 5549억원으로 66.4% 늘었다.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이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를 위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적 공제 제도다. 직장인의 퇴직금 같은 개념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고 정부가 감독한다. 매달 혹은 분기에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폐업 시 원금에 연 복리 이자를 더해 돌려받을 수 있다.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7만5000건에서 2020년 8만2000건으로 늘었고, 2021년 9만5000건으로 2007년 노란우산 출범 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9만1000건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는 5월까지 4만8000건이 넘었다. 이 추세라면 연간 지급 건수는 2021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폐업 공제금 지급액도 증가했다. 2019년 6142억원에서 2020년 7283억원, 2021년 904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968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5월까지의 지급액은 554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334억)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은행 연체율도 상승했다. 양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0.26%로 전 분기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이는 코로나 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양 의원은 “올해 폐업 공제금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는 소기업, 소상공인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 연장, 채무조정 등 다양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