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韓, 日 스타트업에 “똑 똑 똑”… 생태계 발굴 노력

입력 2023-06-21 06:05
한국의 한 스타트업 대표가 자신의 제품을 '재팬부트캠프2023'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미국과 한국이 일본의 스타트업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미국에 근거지를 둔 글로벌 밴처캐피탈(VC)부터, 국내 스타트업들까지 일본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일본을 찾아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점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VC들이 기술기업 탄압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을 포함한 미국의 VC들이 일본의 포트폴리오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지난해 4월 일본을 찾아 자신의 투자 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가 일본에 투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코럴 캐피털의 제임스 라이니 최고경영자(CEO)는 “사모펀드와 VC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일본 내 다양한 스타트업 등 투자처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 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 착륙선이 11일 로켓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일본 시장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 생태계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리서치 회사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성장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2820억원) 이상 스타트업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은 각각 600개, 150개 이상인 반면 일본은 6개뿐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스타트업 생태계 부족과 관련된 지적에 5개년 계획을 통해 스타트업 투자를 기존의 10배인 10조엔(700억달러) 규모로 늘리겠다고 강조한 상태다.

한국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들어간 일본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민관협력 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국내 스타트업을 일본 시장에 소개하는 ‘재팬부트캠프2023’ 프로그램을 10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스타트업과 일본 현지 VC들, 지원기관과 대기업 등이 서로 연결돼 양국의 생태계를 교류하고 있다.

올해 10회 차를 맞은 '재팬부트캠프2023'이 일본 도쿄에서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사진은 행사에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들과 일본 VC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중소기업벤처부도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정보 공유와 생태계를 점검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당근마켓을 비롯한 한국 스타트업 9개사와 일본에서 활동하는 액셀러레이터 및 VC가 참여해 일본 진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기부는 지난해 8월 일본 스타트업담당을 신설하고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에 일본 내 한국 스타트업 진출 확대를 포함시켰다. 이 장관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일본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하길 바라고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