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 전시회인 파리에어쇼가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열렸다. 이를 계기로 유럽 20개국 국방장관이 프랑스에 집결해 유럽 영공 방어를 논의하는 회의가 열린 가운데, 프랑스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 방공 전략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에 있는 르부르제공항에서 파리에어쇼가 개막했다. 파리에어쇼는 격년으로 열리지만, 지난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취소돼 4년 만에 열렸다.
25일까지 이어지는 파리에어쇼에는 최소 158대의 비행기와 헬기, 드론 등이 전시되며 약 32만명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다. 파리에어쇼 개막 첫날부터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인도 저가항공사 인디고로부터 여객기 500대를 주문받는 등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따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참가해 부스를 열기도 한다.
한편 파리에어쇼를 계기로 이날 오후 유럽의 영공 방어 계획 등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프랑스가 주최하는 회의에는 영국, 독일, 스웨덴,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유럽 20개국 국방부 장관 또는 다른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 유럽이 영공을 방어하기 위한 독자적인 전략을 세우는 게 시급해졌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유럽 영공 방어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FT는 “프랑스는 유럽의 방공망을 구축하려는 독일 주도의 계획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는 이 지역이 러시아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독일이 지난해 10월 출범한 ‘유럽 영공 방어 계획’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 방산업체에 기반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독일이 출범한 유럽 영공 방어 계획에는 17개 유럽 국가가 함께하기로 서명했고, 프랑스와 폴란드 등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