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키로 한 결정에 교계는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성과 자율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편가르기에서 교회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진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킬러 문항이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논란은 정부가 사교육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입장 표명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이어 “사교육은 공교육의 정상화로 해결해야 하는데, 사교육이 기형적으로 팽창된 상황”이라며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전문성·자율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공교육을 정상화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변별력’이라는 명분 아래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킬러문항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당정의 발표 시기·방식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함승수 사학미션네트워크(사학미션) 사무총장은 “공교육 안에서 시험 문제가 나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라면서 “공교육 정상화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다만 발표 시기와 방식이 성급하지 않았나 싶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에 관한 사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교회 역할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편 가르기는 지양하고, 교회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중요한 사안인만큼 편 가르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육적 관점 뿐만 아니라 기독교적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 양쪽의 입장을 다 살피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경진 조승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