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선교 방법 그만…“이젠 현지 중심 선교”

입력 2023-06-20 16:55 수정 2023-06-20 17:11
국내외 선교 연합회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각자 서명한 결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중 KWMC 사무총장, 박동찬 KWMA 운영이사회 제1부이사장, 강대흥 KWMA 사무총장, 방도호 KWMF 대표회장, 이은용 KWMF 대표회장.

선교 연합체들이 선교사가 주도하는 선교가 아닌 ‘현장 중심 선교’를 지향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고비용 선교보다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 선교에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한인세계선교사회(KWMF)·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는 20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선교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용중 KWMC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지 문화를 이해하는 일에 소홀했다. 오히려 후원교회의 선교 철학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며 “앞으로는 ‘현장 중심의 선교’를 펼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선교단체들은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열린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에서 나온 선언문의 내용을 구체화 하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세 단체는 “물질에 기반한 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면서 “교회 개척에 치중하기 보다 복음을 전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해 현지인 리더를 세워나가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100년전 조선에 선교사가 왔을 때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며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교회를 볼 수 있고 선교사가 하고 싶은 사역보다 현지 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교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교는 특정 나라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있다”며 “국내에 이주민 260만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주민 사역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과 동역하려는 노력도 새로운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방도호 KWMF 대표회장이 20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선교사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방도호 KWMF 대표회장은 “대다수 한국 선교사들은 재정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 사역을 해왔지만 현지 리더에게 사역을 이양하는 건 미흡했다”며 “설령 현지 리더들이 부족하더라도 이들이 앞서나갈 수 있도록 섬기는 역할을 감당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외 선교 연합회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각자 서명한 결의서.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