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중증질환 필수약 1년 이상 품절… 정부 뭐 하나”

입력 2023-06-20 15:31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원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소아 청소년 필수약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 촉구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소아청소년 중증 질환 필수의약품의 장기 품절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동병원협회는 20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4개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필수 의약품 수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아동병원은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과 상급 종합병원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아동 의료기관이다.

조사에 따르면 뇌전증 발작 억제 유지약(데파코트 스프링클제형 및 파이콤파 현탁액), 터너증후군 치료제(프레미나정), 성조숙증 필수 진단 시약(렐레팍트 LH-RH 고나도렐린아세트산염), 성조숙증 치료 주사약(데카펩틸 주사약), 소아청소년 천식 치료제, 항생제, 독감 치료제 등 141개 필수 의약품이 짧으면 2주에서 길게는 1년 이상 품절이거나 수시로 품절되는 상황이다.

터너증후군 소아에게 투여되는 호르몬약인 프레미나정(0.3㎎)의 경우 국내에서 해당 질환과 관련해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유일한 약인데 역시 품절 상태라 환자와 부모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아동병원협회는 전했다.

최용재 협회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소아 중증 질환 진단·치료에 꼭 필요한 필수약이 품절돼 환자들의 고통이 계속된다”며 “약 품절로 치료 결정이 불가능한 상태가 길어지고 언제 해결될지 기약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희귀 질환 환자는 소수라서 약 품절 상태가 방치된다면 잔인한 것이고, 의료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돈이 없어서 수입을 못하는 것이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동병원협회는 “기업은 어린이 인구가 줄어 약 생산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생산할 도리가 없고, 못 만들면 수입이라도 해야 하는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