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때도 행복해 하던…” ‘진짜의사’ 주석중 교수 영결식

입력 2023-06-20 14:10 수정 2023-06-20 14:18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놓인 고 (故)주석중 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영정사진. 연합뉴스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고(故) 주석중 교수(59)의 영결식이 2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8시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장으로 치러졌다. 식장에 고인의 관이 영정과 함께 들어서자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며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영결식에는 가족과 동료 의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조사를 맡은 김승후 울산대 의과대학 학장은 “뭐가 그리 급해 이리도 갑자기 가셨냐.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며 “남을 먼저 배려하던 주 교수의 자상함에 주 교수 주위는 평온했다”고 기억했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주석중 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심장혈관흉부외과 동료로 고인과 함께했던 김홍래 교수는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위안을 전달했다”며 “수술하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이 우리에게도 큰 행복이었다”고 했다.

또 “선생님의 뜻을 기려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하늘에서는 응급콜에 밤에 깨는 일 없이 편안하시길 바란다”고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영결식장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보낸 추모 조화가 놓였다.

19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주석중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아산병원 인근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나흘간 빈소에는 고인의 동료나 지인뿐 아니라 그에게 수술받고 생명을 건진 환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주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해 1998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증 등 응급 수술이 잦아 의사 인력이 부족한 분야에서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는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면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수술실로 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료 의사들에게도 ‘대체 불가능한 의사’로 불리는 등 신임을 받으며 환자 치료와 연구 활동에 매진했다.

고인이 2015년 아산병원 소식지에 “흉부외과 의사는 항시 응급수술을 위해 대비하며 생활할 수밖에 없어 스트레스가 크고 육체적으로도 버겁다”다면서도 “수술 후 환자가 회복될 때 가장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수술할 때까지 힘들었던 일을 모두 잊는다”고 남긴 글도 회자됐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