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가 20일 출범했다. 당을 혁신하기 위한 첫번째 의제로는 2021년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고갔다는 의혹인 ‘돈봉투 사건’이 지목됐다.
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인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020년 이후 국회의원이나 당직자의 부패비리 사건 진단을 우선적으로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돈봉투 사건과 한꺼번에 연결시켜서 제도적 쇄신안을 만들어보는 것을 첫번째 의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혁신위를 나오게끔 했던 가장 기초사건이 돈봉투 사건과 코인 문제인데 돈봉투 사건은 조직의 문제인 것 같고 코인은 개인의 이탈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걸 구분해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별도로 봐야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인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따라잡기 쉽지 않다”며 “이건 더 논의한 다음에 다루기로 했고 우선적으로 돈봉투 문제를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수사보다 우리가 더 잘할 가능성이 있는지 회의감이 있었으면서도 진상조사를 기초적으로 하고 중요한 것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니 이런 문제가 왜 발생했고 문제 발생 원인을 해볼 것”이라며 “전당대회 진행과정에서 있던 일들과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를 다 진상조사 범위 내에 넣어 문제 발생의 원인부터 찾은 뒤 그에 따라 쇄신안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선 인터뷰에서 돈봉투 사건이 조작일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선 “돈봉투 사건의 자료를 보니 심각한 사건인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의원들과 그분들이 몸담고 있는 민주당에 정치적이고 법률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사적으로 학교 수업하는 곳으로 운전하다가 전화를 받고 사적인 얘기를 한 것이었고 지금은 공당의 혁신위원장으로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혁신위 1차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각종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데도 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변화와 반성이 없고 기득권과 내로남불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국회의원 코인 투자 사건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가죽을 벗기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윤리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며 “혁신위원회는 윤리회복 방안을 실현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안해 민주당이 신뢰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교수는 “이 시간 이후로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혁신 동력을 저해하는 모든 시도와 언행에 대해 일체의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국민에게 정치혐오를 일으킨다”며 “공천 과정에서 현역 국회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계를 혁파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혁신위는 윤리 회복을 넘어 정치 회복까지 제안하고자 한다”며 “반대편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국민까지 감싸안는 포용과 확장의 정당, 당원을 존중하고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권에 빚이 없는 사람이다. 당연히 친명도, 비명도, 친문도, 비문도 아니다”라며 “계파의 이익과 일부 강성 당원의 요구,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현역 국회의원의 이해에 한치의 관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김남희 변호사, 윤형중 LAB 2050 대표,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해식 민주당 국회의원, 이선호 민주당 울산광역시당 위원장 등의 혁신위원을 발표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