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탔는데… 타이태닉 탐험 잠수정 실종 ‘발칵’

입력 2023-06-20 06:39 수정 2023-06-20 07:56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 호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용 심해 잠수정이 대서양 캐나다 국경 인근에서 이틀째 실종돼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다. 이 잠수정엔 억만장자 탐험가인 ‘액션 에비에이션’ 회장 해미시 하딩 등이 타고 있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19일(현지시각) 보스턴 해안경비대가 지난 18일 항해에 나섰다가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을 찾기 위해 대대적 수색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타이탄은 5인용 잠수정으로 미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소유다. 지난 18일 잠수에 나선 지 1시간 45분 만에 해상 본부팀과 교신이 끊어졌다고 한다.

해안경비대는 “잠수정이 1만3000피트 깊이의 바다에서 사라졌다”며 “내부는 비상시 96시간 동안 탑승자를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70~96시간 분량의 산소가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캐나다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를 출발, 대서양 해저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를 구경하는 8일짜리 관광상품을 연 1~2차례 운영해왔다. 관광상품 비용은 1인당 25만 달러(3억4000만 원)로 알려졌다.

해안경비대는 한 명의 잠수정 조종사가 탑승했고 나머지 4명은 임무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영국의 유명 부호 탐험가인 하딩도 포함됐다. 그는 잠수정 탑승 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타이태닉 미션에 합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하딩은 지난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블루오리진의 유인 우주관광선 ‘뉴셰퍼드’에도 탑승했다. 오션게이트 익스페이션은 이날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잠수정을 찾고 있다”며 “모든 탑승자의 무사 귀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타이태닉호는 1912년 영국에서 미 뉴욕으로 향하던 호화 대형 여객선으로, 빙하에 부딪혀 침몰해 승객과 승무원 1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85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해저에서 잔해가 발견됐고, 현재 유네스코 수중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