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발레단(예술감독 박경숙)은 국내에서 유일한 시립발레단이다. 그리고 국립발레단과 함께 단 2개뿐인 공공 발레단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11년 만에 전막 발레로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오는 24~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돈키호테’를 통해서다.
1976년 광주시립발레단은 1991년 광주문화예술회관에 둥지를 틀면서 크게 발전했다. 1997년 고전발레 ‘코펠리아’를 시작으로 2000년 ‘잠자는 숲속의 미녀’, 2006년 창작발레 ‘서동요’, 2011년 ‘명성황후’, 2012년 ‘성웅 이순신’을 서울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서울 발레계와의 교류가 뜸했던 광주시립발레단은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2019년 ‘라 실피드’와 2021년 ‘레이몬다’를 선보였지만, 전막이 아니라 일부분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 광주시립발레단이 가지고 오는 ‘돈키호테’는 고전발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희극 발레다. 제목만 보면 1605년 스페인의 대문호의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 속 늙은 기사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작품 속 에피소드인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선술집 주인의 딸 키트리, 멍청한 부자 귀족 가마슈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소동을 소재로 했다. 광주시립발레단은 1990년 한국 초연으로 ‘돈키호테’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인연이 깊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서울에서 선보이는 ‘돈키호테’는 지난해 10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지도위원이자 제작감독인 크리스토프 노보그로츠키가 재안무한 것이다. 다채로운 군무가 줄어든 대신 주·조연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노보그로츠키의 재안무에서 독특한 것은 발레 ‘돈키호테’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인 가마슈에게 새로운 짝을 만들어준 점이다. 바질에게 키트리를 뺏긴 가마슈는 새로운 캐릭터 가마신과 사랑에 빠져 약혼도 한다. 해피엔딩에서 제외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착한 결말인 셈이다.
총연출을 맡은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우리 발레단의 ‘돈키호테’는 국내에서 기존에 선보였던 ‘돈키호테’와 다른 볼거리와 해석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면서 “LED를 활용한 무대미술과 무용수들의 화려한 기교 그리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