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고 현지 일간 ‘비예스티’가 19일 보도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이날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에게 공문서위조 혐의로 각각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권 대표는 사흘 전 재판에서 “위조 여권이라고 생각했다면 이걸 가지고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국하려고 했겠는가”라며 문제 여권이 위조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공문서위조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저 3개월에서 최고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징역 4개월은 양형 기준과 비교하면 가벼운 형량으로 볼 수 있다.
권 대표는 지난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벨기에 위조 여권을 갖고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한 전 대표와 함께 체포됐다. 그의 코스타리카 여권에는 본명과 실제 생년월일이 기재됐지만 벨기에 여권에는 가명과 가짜 생년월일이 적혀있었다. 권 대표는 포드고리차 외곽의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았다.
권 대표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몬테네그로 집권여당 ‘유럽나우’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 특별검찰청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드리탄 아바조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권 대표가 자신에게 보낸 자필 편지에서 신생 정당 ‘유럽나우’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에게 불법 선거자금을 건넨 사실을 고백했다고 폭로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