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국 반대에도…서안지구 정착촌 확장 추진

입력 2023-06-19 18:32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에서 19일(현지시간) 타이어가 타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박에도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에 수천 건의 건축 허가 계획을 승인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착촌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된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막는 걸림돌로 여겨진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음 주 열리는 이스라엘 최고계획위원회 의제에 서안지구 내 4560채의 주택 건축 승인 계획이 포함됐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우리는 정착촌을 계속 발전시키고 영토 장악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자신들이 점령한 땅 위에 정착촌을 세웠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정착촌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하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독립국가를 수립하려 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3월 약 20년 동안 이어진 서안지구 북부 호메시와 다른 3곳의 정착촌에 이스라엘인의 출입과 체류를 금지하는 법안을 폐지했다. 호메시는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 철수’를 선언하며 함께 폐쇄한 정착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호메시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은 이스라엘 극우파가 주도하고 있고, 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를 지지하는 대가로 정착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도시를 되살리면 유대인 정착촌이 들어서지 않은 서안에서 이스라엘 입지가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결정이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