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를 딴 ‘일해공원’ 지명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심의해 달라는 주민 발의 제정안이 부결됐다.
경남 합천군은 19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군 지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명위는 일해공원 명칭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심의·의결해 달라는 시민단체 청원에 따라 마련됐다. 전체 위원 7명 중 개인 사정 등으로 불참한 2명을 제외하고 5명이 지명위에 참석했다.
위원들은 일해공원 지명 변경 문제를 두고 주민들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지명 제정안을 가결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부결했다. 지명위는 지명 제정안에 대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정을 보류했었다. 다만 위원들은 주민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토론회를 열거나 공론화 참여 기구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 전 대통령 아호 ‘일해’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5년 넘게 찬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합천군은 합천이 전 전 대통령 고향이라는 점을 알리자는 취지로 공원 이름을 변경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명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일해공원은 정식 지명이 아니다며 맞섰다.
지역주민 사이에선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었다.
지역 6개 언론사가 2021년 공동으로 의뢰한 군민 여론조사에서는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 49.6%로 나타났다. 변경은 40.1%, 잘 모름·기타는 10.3%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