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목회자의 설 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교회가 ‘변화’를 수용하고 ‘공동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지형은 목사)가 19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개최한 제24차 전국대회에서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대면으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9개 교단 6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해 새로운 복음 전파 활로를 찾고자 머리를 맞댔다. 특히 발제자들은 AI로 인해 전문가 중심시대가 해체되고 기독교의 신뢰도 하락으로 성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회의 변화를 강조했다.
임성빈 전 장로회신학대 총장은 “변화를 수용하되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공동선 중심의 목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총장은 “교회는 자기중심적 이익추구를 넘어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공익을 위한 선도적 모델이 돼야 한다”며 “회중 예배의 회복을 중심으로 하되 취미 지역 선교 등 분야별로 개인을 묶어주는 유기적 목회, 생태환경을 섬기는 녹색 목회, 봉사와 신앙실천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는 참여적 목회, 지역 언론 정부와 소통하는 공공적 목회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최부옥 양무리교회 원로목사는 “이웃 사랑이 흔들릴 때 신앙은 무너진다”며 “기독교인은 아브라함과 예수님의 자손이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선교사다. 한국교회가 이웃 사랑을 전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코로나 이후 한국 교회가 겪는 변화와 현실을 짚었다. 조 교수는 “한국 교회가 코로나 기간에 어려움을 겪었고 목회자는 현실의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목회자분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기독교 관련 호감도나 성도 수의 통계 등은 더 저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대회 후 개회한 총회에서는 지형은 현 대표회장이 연임됐으며 사업·감사·재정보고를 서면으로 받았다. 지 대표회장은 “저를 믿고 대표회장을 다시 맡겨주신 만큼 한목협의 사명을 열심히 이어가겠다”며 “젊은 목회자들이 같이 모여 하나님 말씀이 우리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