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은 부모의 거울”…대학가 붙은 ‘이동관 반대’

입력 2023-06-19 16:29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왼쪽). 이 특보를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19일 서울시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 게시된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인스타그램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별보좌관(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임명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전국 대학가에 붙었다.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는 19일 “지난 12일부터 고려대, 한국외대, 아주대, 경북대, 강원대, 충남대, 부산대 등 전국 11개 대학에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에 내정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자보는 각 대학 지부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내로남불’ ‘제2의 정순신 임명’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 인사의 공정과 상식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에 붙은 이동관 임명 반대 대자보.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인스타그램 캡처

고려대에 붙은 대자보에는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말한 이 특보의 발언이 거론됐다. 대자보는 “친구의 머리를 300번 박고, 침대에 눕혀 밟기까지 한 이동관의 자식은 학폭위 한 번 열리지 않은 채 사건이 마무리되고 생활기록부에도 남지 않아 아무 이상 없이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다”면서 “이동관의 자식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의 직위를 이용해 자기 멋대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동관은 이명박 시절 홍보수석, 언론특보 지위를 이용해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을 탄압했다”며 “공직자가 공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탄압한 전적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방송통신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일 수 있겠나”고 되물었다.

서울시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붙은 이동관 임명 반대 대자보.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외대에 붙은 대자보는 “‘공정과 상식’이 없는 윤석열 정부, 내로남불식 태도를 보이며 자기 아들 감싸기를 하는 이 특보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방통위원장 지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충남대에서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지명됐던 정순신이 아들 학폭 비호 논란으로 지명 철회됐는데 또다시 자녀 학폭 무마에 가담한 자가 국가 기관장으로 임명됐다”는 비판이 대자보에 실렸다.

경북대에 붙은 이동관 임명 반대 대자보.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인스타그램 캡처

경북대에 붙은 대자보에선 “최근 비밀 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이동관은 정권 비판 보도를 문제 보도로 낙인찍고, 국정원으로부터 방송 내부 동향과 언론인 축출 방안을 보고받았으며 공영방송 장악 계획까지 세웠다”는 지적이 담겼다. 이들은 이어 “이런 자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올려놓겠다는 건 앞으로 언론 탄압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아들 이모씨가 하나고등학교 재학 당시 동료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을 일삼았으나 학폭위에도 오르지 않아 ‘학폭 무마’에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특보는 이 같은 의혹에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아들 행위는)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으며 인터넷 등에 떠도는 학폭 행태는 사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주장”이라며 “정치권부터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뉴스 생산을 멈춰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해명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