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친환경 곤돌라·스카이워크 설치…한강 이어 남산 르네상스 복원

입력 2023-06-19 16:18

서울시가 2025년까지 남산에 친환경 곤돌라를 설치하고,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생태환경보전 사업에 나선다. 한강 르네상스를 재추진한 데 이어 2009년 남산 르네상스 사업 복원에도 나선 모습이다.

서울시는 19일 서울시 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민 여가 공간 조성과 생태환경 보전 사이에 조화를 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남산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남산예장공원부터 정상부까지 800m 구간에 10인승 25대 규모의 곤돌라를 도입한다.

시간당 1000명 이상 수송이 가능하며 연간 수요는 약 300만명으로 추산된다. 남산예장공원은 명동역과 가깝고 대형 버스 주차장 39면과 환승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21년 8월부터 남산에 관광버스 진입이 제한돼 적절한 대체 이동 수단이 마련되지 못했다”며 “이동 약자와 관광객 등의 불편이 커 새로운 관리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동역에서 예장공원 승강장까지는 이동 약자를 위해 무경사·무장애 동선으로 조성한다. 민간기업이 운용하는 케이블카도 병행 운영된다. 여장권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곤돌라 이용요금은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며 “곤돌라가 생기면 수요가 분산돼 케이블카 민원도 줄고, 남산도 더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곤돌라 설치 예상 비용은 약 400억원이며 공공재원으로 충당한다. 곤돌라 사업은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했으나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었다. 이번에는 곤돌라 수익금을 남산 생태환경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 기금으로 조성해 생태환경 보전에 사용토록 했다.

우선 기금을 사용해 용산공원과 이태원 등 도심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남사면구간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된다. 팔도소나무 단지 등 숲자원과 연계해 전국 지역별 대표 정원을 한 곳에서 체험하는 야외 숲 박물관도 신설한다. 남산 둘레길(7294m), 한양도성길(3892m), 성곽길(2285m) 같은 탐방로도 정비하고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남사면 소나무림에 지정된 생태환경보전지역도 확대한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시민환경단체, 관련학계가 참여하는 공공성 기반 협의체인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도 지난 12일 발족했다. 남산 생태환경 전문가인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는다. 한국환경공단, 서울환경연합, 생태보전시민모임, 생명의숲 연구소, 서울시민연대 등 공공기관과 환경단체 인사들로 구성됐다.

한봉호 위원장은 환경단체와의 사전 조율 여부를 묻는 말에 “당연히 불만이 있었지만 사전회의를 여러 번 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대결 구도가 아니라 제도를 보완해가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조정해나가자는 것이 시민단체와 했던 마지막 회의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