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가장 강력한 힘은 아기를 낳지 않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미주한국일보 지난 14일자 5면에는 이 같은 내용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해당 문구 하단에는 ‘The most powerful force of a woman is not giving birth’라는 같은 의미의 문장이 영어로 적혔다.
광고 하단에는 광고주로 추정되는 ‘방성삼’(from Sung Sam Bang)이라는 이름이 덧붙여 있었다.
또 해당 광고가 실린 지면 맨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이것은 유료 광고입니다. 이 광고의 내용은 본사에서는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유료 광고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미주한국일보 측의 안내 문구가 게재됐다.
해당 광고를 사진 찍어 SNS에 공유한 네티즌은 “이 기개가 너무 멋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이런 생각을 해서 실행까지 옮기게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 광고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빠르게 퍼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방성삼’이라는 이름이 실명이 아니라 가명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여성 이용자 위주의 커뮤니티에서는 우호적인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출산의 신체적, 정신적 리스크를 거의 여성 혼자서 감당하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오랫동안 출산을 공공의 영역에서 생각해 왔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도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들은 “자기 아이 낳는 것까지도 자기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쓴다” “여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재검토해야한다” “저출산으로 미래 노동 인구가 줄고 부양 인구만 늘면 나중에 늙어 고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은 0.81명을 기록해 1분기 중 역대 최저치였다. 기존 최저치인 지난해 1분기(0.87명)보다도 0.06명 적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산율의 합계다. 합계출산율은 2019년 1분기 1.02명을 기록한 이후 16개 분기 연속 1명을 밑돌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