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능 ‘킬러문항’ 배제 방침…“9월 모평부터”

입력 2023-06-19 10:25 수정 2023-06-19 12:48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영역 시험 시작을 앞두고 기다리고 있는 학생.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실이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사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이를 제외하는 방침을 오는 9월 모의고사부터 반영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킬러 문항을 풀 수 있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그러려면 학원부터 다녀야 하는 상황은 너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교과 과정 내에서도 충분히 변별력 높은 문제를 출제할 수 있다”면서 “당장 9월 모의고사에서부터 킬러 문항을 제외해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했다.

킬러문항은 이른바 공교육 교과 과정 밖에서 복잡하게 출제되는 초고난도 문제를 가리킨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킬러문항 없이도 출제기법을 고도화하고 정성을 기울이면 변별력이 확보된 ‘공정 수능’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부터 이런 문항을 배제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으나 지난 1일 치러진 6월 모의고사(모의평가)에서 다시 킬러 문항이 등장하자 공개적으로 교육 당국을 질타했다. 이어 교육부 대입담당 국장은 전격 경질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는 9월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비문학·교과 융합형 문제 등 복잡한 킬러 문항을 빼라고 거듭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주호 교육부 총리도 “킬러문항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면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교육당국과 사교육시장 사이 ‘이권 카르텔’ 해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이 킬러 문항을 통해 손쉽게 수능 변별력을 확보하고, 그 과정에 사교육시장은 족집게 기술로 배를 불려왔다고 보는 것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