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기 차림 한국 테너,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우승

입력 2023-06-19 09:38
테너 김성호가 17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즈 카디프 세인트 데이비드 홀에서 열린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결선에서 한복을 입고 노래하고 있다. BBC

두루마기 차림의 한국 테너 김성호(33)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에서 가곡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김성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카디프 세인트 데이비드 홀에서 끝난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 결선 무대에서 랠프 본 윌리엄스의 ‘렛 뷰티 어웨이크(Let Beauty Awake)’, 김성태의 ‘동심초’ 등 5곡을 불렀다. 꽃이 그려진 회색 두루마기를 입고 결선 무대를 선보인 김성호는 자신의 이름이 우승자로 호명되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데 이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상을 받으리라고는 정말 기대하지 못했다. 5곡 중 4곡은 무대에서 처음 불러보는 곡이라 매일 2∼3시간만 자며 연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는 1983년 웨일스 카디프의 세인트 데이비드 홀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콩쿠르다.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으며 아리아 부문(Main Prize)과 가곡 부문(Song Prize)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이 대회를 통틀어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김성호가 네 번째다. 1999년에는 바리톤 노대산, 2015년에는 베이스 박종민이 가곡 부문에서 우승을 거뒀고 2021년 바리톤 김기훈이 아리아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가곡 부문을 우승한 김성호는 우승컵과 함께 상금 1만 파운드(약 1700만원)와 런던 위그모어홀 공연 기회를 얻었다.

김성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2018년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국제 성악콩쿠르와 2021년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아카데미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2020년부터는 독일 도르트문트 오페라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