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전동휠’ 완충 사연에 “대리기사 배려해라”

입력 2023-06-18 17:48 수정 2023-06-18 18:38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게시글 사진.

한 무인점포 사장이 2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1시간 30분 동안 전동휠을 충전하고 간 손님의 사연을 공개했다. 사장은 답답하고 속상하다는 취지로 해당 사연을 게재했지만 전동휠을 타는 대리기사님들을 배려해줄 수 없겠냐는 내용의 댓글을 달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3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에는 ‘이게 뭔가요? 1시간 30분 동안 충전하는 것 같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본인이 무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씨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한 남성이 헬멧과 전동휠을 가지고 문밖으로 나가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이 남성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음료 한 잔을 주문하고 1시간 넘게 전동휠을 충전시켰다.

A씨의 질문에 많은 누리꾼은 남성이 갖고 있는 것은 전동휠이며, 주로 대리기사님들이 이동할 때 사용한다는 설명을 달았다. 또 전동휠은 주기적으로 충전을 해줘야 하므로 밤이나 새벽 시간에 대리기사님들이 충전을 하려고 무인 점포를 자주 찾는다는 내용도 부연했다.

A씨가 속상함을 토로하자 많은 이들이 ‘코드를 막아두거나 전기 사용을 유료로 해야 한다’ ‘이건 전기 절도 수준이다’ ‘나도 무인 점포 운영하는 곳 콘센트를 다 막았고, 이것마저도 뜯고 충전하는 사람이 있어서 구멍을 아예 본드로 막았다’ ‘양심이 있으면 사장한테 전기세를 계좌이체 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게시글 댓글 사진.

일부 누리꾼은 ‘대리기사님들 배려 차원에서 그냥 놔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싶다.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해당 댓글에 A씨는 ‘무인 점포라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데 2000원 커피 한 잔 마시고 1시간 30분 동안 충전하는 것을 제가 배려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A씨 댓글 밑에는 ‘자영업자도 힘든 사람들이다’ ‘만약 사람이 있는 매장이었으면 저렇게 절대 못 한다’ 등 A씨를 옹호하는 의견이 다수 달렸다.

한편 2019년 8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8개 테이블 ▲테이크아웃 비율 29% ▲하루 12시간 영업하는 조건의 비(非)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 42분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