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에 뿌리를 둔 배재대와 목원대가 완전한 통합에 나선다.
지난달 전북 지역 기독 사립대학(전주대·예수대·비전대) 통합 선언에 이은 기독 대학간 두 번째 통합 사례다. 충청지역 사립대의 첫 통합 추진이자 서로 다른 사학재단에 속한 대학 간의 첫 통합 시도이기도 하다.
18일 두 대학에 따르면 배재대와 목원대는 지난달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완전 통합을 전제로 1개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글로컬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꺼내든 ‘비수도권대 살리기’ 정책으로 비수도권 지역 30개 대학을 선정해 학교마다 5년 동안 1000억원을 지원하고 규제 특례 등의 혜택을 준다.
신청조건에 구조조정을 포함한 고강도의 개혁을 요구하는 만큼 이 사업에 도전한 108개교 중 27개교는 통합을 전제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 15개 내외의 대학을 선정해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배재대와 목원대는 각각 미국 감리회 파송 아펜젤러와 스톡스 선교사가 세웠다. 감리교 계통 대학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통합의 합의점을 찾았다.
이희학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배재대와 우리 대학은 신학적 배경과 건학 이념을 같이 한다. 이 점이 통합의 물꼬를 트는데 주요했다”며 “엄밀히 말해 통합된 대학은 감리교 대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 대학은 사업 선정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통합을 추진하겠단 의사를 교육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욱 총장은 “글로컬 사업과 관계없이 통합을 하겠단 의지를 이미 서로 확인했다”면서도 “글로벌 사업에 선정될 경우 좀 더 빠른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대학 모두 긴 호흡을 갖고 개혁에 임할 방침이다. 이 총장은 “아무리 빨라도 완전한 통합을 이루려면 5년 이상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통합된 학교의 교명에 대해선 “두 학교의 통합은 어느 한쪽의 흡수 통합이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제3의 교명이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