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호(34·PTC)가 한일 대결에서 승리하며 통산 2승에 성공했다.
양지호는 18일 일본 치바현 치바 이스미GC(파73)에서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와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마지막날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6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양지호는 일본의 떠오르는 샛별 나카지마 게이타(23)의 추격을 1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작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데뷔 15년만에 캐디로 나선 아내 김유정씨의 내조에 힙입어 감격의 생애 첫 승을 거둔 이후 1년 2개월만에 통산 2승째다. 이번에도 캐디백은 아내의 차지였다.
우승 상금 2억원을 획득한 양지호는 KPGA코리안투어와 공동 주관인 JGTO투어 시드를 나란히 2년씩 보너스로 받았다.
양지호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까지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1, 2부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이번 대회 코스가 낯설지 않은 잇점이 있었다.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양지호는 2번홀과 9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전반 9홀을 마쳤다.
1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은 양지호는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은 나카지마를 제치고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버디로 응수한 나카지마와 타수는 여전히 1타 차였다.
하지만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로 내려 앉았다. 팽팽했던 접전은 17번과 18번 홀(이상 파5)에서 희비가 갈렸다. 양지호는 17번홀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이로 다시 앞서 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샷을 홀 10m 지점에 올렸다. 두 번째샷을 비슷한 거리에 올린 나카지마가 이글을 잡으면 연장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양지호는 이글 퍼트를 홀에 붙여 탭인 버디를 성공시켜 역시 버디에 그친 나카지마를 제치고 대미를 장식했다.
양지호의 우승은 일본의 간판 나카지마를 홈에서 눌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카지마는 87주 연속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올해 프로에 데뷔했다.
시즌 초반에는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3주간 출전한 대회서 2위, 공동 2위, 우승 등 가파른 상승세다. 이 대회 전까지 메르세데스벤츠 포인트 공동 2위, 평균 타수와 상금 랭킹 2위 등 JGTO투어의 간판이다.
양지호는 “마지막 챔피언조라 긴장했다. 우승해서 기쁘다. 한일 대항전 성격이어서 집중하려 했다”면서 “교류하는 게 재밌다. 좋은 코스에서 경기하는 게 너무 좋았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 갖고 3승, 4승을 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승의 일등공신인 아내 김유정씨는 “남편은 원래 골프를 잘했던 선수였는데 안정을 찾지 못해 그동안 성적이 좋지 못했다”며 “결혼하고나서 전체적으로 안정적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우승한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이어 “이번 대회서도 남편과 ‘나쁜 습관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면서 “특별히 내조랄 것은 없었다. 그냥 약속대로 나쁜 습관이 나오면 잡아 주는 것만 했다”고 말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하며 KPGA코리안투어와 JGTO투어 2승에 도전했던 장동규(34)는 퍼팅에 난조를 보이면서 2타 밖에 줄이지 못해 4위(최종합계 17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장동규는 2015년 KPGA 선수권대회, 2014년 미즈노오픈 우승 경력이 있다.
JGTO투어서 활동중인 송영한(32·신한금융그룹)이 5타를 줄여 공동 8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에 오르는 등 이번 대회 한국 선수는 3명이 ‘톱10’에 입상했다.
치바(일본)=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