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쇄신을 이끌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임명되면서 기구의 역할과 구성, 논의 범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혁신기구의 논의 범위나 현역의원의 혁신위원 인선 방향에 따라 이재명 대표 사퇴론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가 우리 당과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도록 이름부터 역할까지 모든 것을 맡기겠다”면서 “지도부는 혁신기구의 개혁안을 전폭 수용해 새롭게 거듭나는 민주당, 유능하고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게 혁신기구 관련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교수는 공개 행보를 자제한 채 주말 사이 혁신위원 인선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원은 1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의원은 3∼4명이 합류할 전망인데, 이들 의원들이 소속된 계파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현역의원들이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으로 꾸려질 경우 ‘이재명 친위대’라는 지적이 불거질 수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혁신위원으로 현역의원 일부, 원외 인사, 여성 등이 들어갈 것”이라며 “현역 의원의 위원 인선은 (김 교수와 당이)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기구의 논의범위도 관심사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부각된 ‘대의원제 폐지’나 당내 정치 개혁과 관련된 의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혁신기구가 ‘방탄 정당’ ‘팬덤정치’ 비판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당장 비명(비이재명)계는 혁신기구에서 이 대표 체제 1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혁신기구에서) 지난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그리고 이 대표 체제 1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평가를 해봐야 뭘 바꿀지 알 수 있고, 혁신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한 비명계 의원도 “팬덤정치, 내로남불, 방탄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게 우리 당의 가장 핵심적인 혁신 목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향후 혁신기구의 논의 과정에 따라 이 대표 사퇴론이 크게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김종민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 체제, 지도부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왔다. 8월 말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반면 한 친명계 의원은 김 의원의 이런 주장에 대해 “특정 의원의 요구에 따라 이것저것 다 하게 되면 백화점이 돼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장이 어디까지 논의할지, 어떻게 시작을 하는 것이 민주당 혁신에 도움이 될지 설계하고 그 그림에 따라 판단할 수 있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