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은 한국과 중국 골프 교류 확대를 위해 2008년에 최초의 한·중 정규 프로골프투어인 한‧중 투어 인비테이셔널을 3년간 개최했다.
여러 이유로 한동안 중단됐던 이 대회는 2018년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까지 포함시켜 한·중·일 3국으로 교류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15일 일본 치바현 치바 이스미GC(파73)에서 개막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북아 우호 증진 및 스포츠와 문화 교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와 JGTO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일본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사인 하나금융그룹은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는 이번 대회를 비롯해 축구, 농구, 당구 등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 종목에 대한 아시아 각국과의 교류를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스포츠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주 하나은행 ESG 기획부장은 “큰 틀에서 스포츠 교류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다”면서 “구체적 로드맵이 정해지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한·일·중 출신 선수 외에 필리핀, 호주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총 144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로 명실상부한 국제 대회로 치러지고 있다. 그 중 한국 국적 선수는 76명, JGTO투어 소속 선수는 60명이다.
그런 만큼 관전 포인트도 풍부하다. 먼저 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이재경(24·CJ)과 JGTO투어 메르세데스 벤츠 포인트 1위 타이가 세미가와와의 간접 대결에서는 이재경이 판정승을 거뒀다.
이재경은 이틀간 7언더파 139타를 쳤다. 세미가와는 이날 3타를 줄여 이틀간 3언더파 143타를 기록,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이 대회 컷 기준타수는 3언더파 143타다.
한·일 장타자를 대표하는 KPGA 정찬민(24·CJ)과 JGTO투어 카와모토 리키의 맞대결에서는 카와모토가 완승을 거뒀다. 정찬민은 이틀간 4타를 잃어 컷 탈락한 반면 카와모토는 6타를 줄였다.
이번 대회에 대한 한일 양국 선수들 반응도 호의적이다. JGTO투어에서 활동 중인 송영한은 “JGTO에서 수 년째 활동하고 있어서 이른바 홈어드밴티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라며 “그러면서도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빼어난 만큼 좋은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우승자 고군택(24·대보건설)은 “일본 선수들과 경기해보니 쇼트 게임이나 퍼팅 등 리커버리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 경기 속도도 빨라 집중력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면서 “다음에 일본에서 대회가 열리면 또 참가할 것”이라고 했다.
JGTO 장타왕인 카와모토는 “한국 선수들은 샷도 좋고 비거리도 엄청나다”라며 “말은 안통하지만 날씨나 맛집 등의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라운드했다. 코리안투어에 초청받거나 참가할 기회가 주어지면 한국 대회도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는 KPGA코리안투어와 JGTO투어 2년간 시드가 주어진다. 따라서 일본 선수 중에서 우승자가 나올 경우 본인 희망시 KPGA 코리안투어에 출전할 수 있다.
한편 대회 2라운드 결과 사토 다이헤이가 이틀간 13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양지호(34)가 공동 3위(중간합계 10언더파 136타)로 가장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치바(일본)=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