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공교육 교과과정 외 출제 배제’를 지시한 지 하루 만인 16일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통령실은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대학 입시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후임으로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다.
주요 보직인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3월부터 ‘공정한 수능’이라는 정책목표를 가졌고, (그 목표를) 실현해보는 첫 시험이 6월 모의평가였다”며 “하지만 정부의 이런 기조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인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는 관료들에 대해서는 과감한 인사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언론에 “윤 대통령이 (수능 출제와 관련해) 몇 달간 지시하고, 이에 따라 장관도 강조한 지침을 국장이 버티고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한테 보고받는 자리에서 “최근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강력히 추진해 달라”며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수능 난이도에 대한 지침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추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어제 이 부총리에게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다”면서 “변별력은 갖추되, 수능 문제는 공교육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