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만나 “친구” 말한 시진핑… 이례적 독대

입력 2023-06-16 16:27
빌 게이츠(왼쪽)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통신이 지난해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게이츠를, 같은 해 10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각각 촬영해 조합한 사진이다. 시 주석은 16일 베이징에서 게이츠를 만났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중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만나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고 환대했다.

16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 게이츠를 만나 “중·미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에게 있으며 지속적인 우정을 희망한다. 중국은 언제나 미국 국민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옛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의 협력 강화도 주문했다. 자산 규모 1330억 달러로 세계 5위 재벌로 평가되는 게이츠는 전처 멀린다와 함께 설립한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코로나19를 포함한 감염병 억제와 빈곤 퇴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게이츠는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중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연구기관인 글로벌의약품연구개발센터(GHDDI)에서 앞으로 5년간 500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을 밝혔다.

게이츠는 중국 대중에게 호감을 얻은 미국인 재벌로 꼽힌다. 시 주석과 게이츠의 만남은 2015년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포럼 이후 8년 만에 성사됐다. 게이츠는 이날 시 주석에게 “만나게 돼 영광”이라며 “4년 만에 중국으로 다시 찾아와 기쁘다”고 화답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이 기업인 같은 해외 민간 인사와 독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미·중 갈등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과 만나지는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