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당해봐” 층간흡연 지적에 정체불명 ‘약품테러’

입력 2023-06-16 14:51
A씨 집 창문에 정체 모를 액체가 뿌려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담배 냄새를 지적했다가 정체불명의 ‘약품 테러’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층간 담배 냄새 보복 약품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집에서 살 수 없는 지경까지 와 여기에 글을 쓴다”면서 “이사한 지 3개월 정도 된 거 같다. 사는 동안 아랫집에서 피우는 담배 냄새가 매일 올라오길래 임신부인 저도 힘들고 남편도 시달려 5월쯤 자제해달라고 부탁드리러 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40대 정도 돼 보이는 아주머니였는데 담배를 물고 나오시더라. 아주머니는 ‘내 집에서 내가 피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로 문을 쾅 닫아버렸다. 금연 아파트도 아니고 할 말이 없어서 그냥 모든 창문을 닫고 살았다”고 말했다.

더 문제는 그 이후였다. A씨는 집에서 알 수 없는 약품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A씨는 “(찾아간 뒤) 한 2~3일 정도는 잠잠했고 (담배) 냄새도 안 났다. 그런데 3주 전에 갑자기 약품 냄새가 베란다에서부터 시작돼 온 집에 퍼졌다. 목도 아프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여서 관리사무소에 연락하고 친정에서 지냈다”고 전했다.

A씨는 출산용품을 챙겨 친정으로 피신했고, 이후 A씨의 남편은 누군가 현관문에 약품 액체를 뿌려놓은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A씨 집 현관문에 정체 모를 액체가 뿌려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는 “씻어도 안 사라지는 냄새에 너무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아랫집이 의심되더라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면서 “집에서 지낼 수는 없어 친정에서 지내다 12일 출산했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이 친정에서 지내는 사이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 15일 남편이 짐을 챙기러 집에 갔는데 현관이며 창문에 흙과 알 수 없는 액체를 더 심하게 뿌려놨더라”라며 “옆집 아저씨 말로는 새벽에 어떤 여자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욕하고 소리 질렀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 집 현관 앞 복도에 흙이 잔뜩 뿌려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현관문과 창문 주위에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와 흙이 잔뜩 뿌려진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니 이제 탐문수사를 해주겠다고 한다. 어떤 약품인지도 모르겠고 감식반 결과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복도에 CCTV가 없어서 증거가 없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끝으로 “아기가 있어서 이 집에서 살 수도 없을 거 같다. 무서워서 그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겠다. 너무 울고 싶어 여기에라도 글을 쓴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누리꾼들은 “이건 좀 너무하다” “안전하게 지낼 곳부터 마련해야 한다” “현관 복도에 CCTV 설치해라” “남한테 피해 안 끼치는 게 기본 중 기본인데 오히려 화를 낸다” “상황이 참 씁쓸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