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측 “유동규 진술 도저히 믿을 수 없다”…檢 “근거 없이 주장”

입력 2023-06-16 14:07 수정 2023-06-16 17:50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 이건태 변호사(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증인신문 및 사건 병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을 공격하며 ‘장외 변론’에 나섰다.

정 전 실장 변호인단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의 진술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 사건의 핵심 증거인 유 전 본부장 진술이 여러번 번복돼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3일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 증인신문이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정 전 실장 측이 자청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 조사 과정에서 진술 변경을 유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재차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지난해 10월 17일자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검사 면담 과정에서 2014년 4∼6월 4000만원을 전달한 방법과 장소 등이 바뀌고 2019년 3000만원을 공여한 사실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면서 “검사가 진술을 유도했다고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돈을 건넨 장소로 아파트 계단을 지목했다가 검사가 아파트가 복도식이라고 알려주자 1층 현관 부근이었다고 말을 바꾼 점도 함께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에 대한 정 전 실장 측 주장은 앞서 법정에서도 나왔다. 지난 13일 재판에서 정 전 실장 변호인은 대장동 일당과 정 전 실장 등이 의형제를 맺었다는 2014년 6월 모임 자리에 대해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조사에서 의형제를 맺은 사실과 대장동 사업 관련 언급을 했다는 내용을 부인했다가 입장을 바꾼 점을 들어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조직폭력배가 두목의 잘못을 가려 주기 위해 진술하다 나중에 사실대로 얘기하면 번복이냐”고 답한 바 있다.

검찰은 정 전 실장 측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고 반박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면담 과정이 기재된 보고서를 모두 제출하였음에도 변호인은 아무런 근거 없이 면담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관계 및 참고인의 진술 등과 일치하고 위 증거들은 모두 법정에서 현출되어 심리를 거쳤다. 앞으로 변호인들께서는 법정 밖이 아닌 법정 내에서 증거와 법리에 맞게 합리적인 주장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