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언제 걷히나… 정부, 5개월째 “경기 나쁘네요”

입력 2023-06-16 12:19
연합뉴스

정부가 5개월째 “경기가 나쁘다”는 진단을 내놨다. 한국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는 수출과 제조업 부진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내놓은 ‘최근 경제 동향’(그린 북) 6월호를 통해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기재부 진단은 지난 2월 그린 북부터 이달까지 5개월째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해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내리막이다. 자동차와 일반 기계 수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반도체·선박·컴퓨터·석유 제품 등 대부분 품목이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5월에만 21억2000만달러(약 2조7040억원)의 무역 적자가 났다. 다만 적자 폭은 지난 1월 125억3000만달러에서 2월 53억2000만달러, 3월 47억4000만달러, 4월 27억3000만달러로 계속 줄고 있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7억9000만달러 적자였지만 무역 적자 규모가 작아지면서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5억8000만달러 흑자 전환했다. 기재부는 이런 추세를 고려해 지난달 그린 북에 담았던 ‘수출 부진’이라는 표현을 이달 삭제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은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듯한 모습”이라면서 “상반기 동안 안 좋았던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경제 심리도 개선됐다는 것이 기재부 판단이다. 지난 4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2.9 포인트 상승해 98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민간 소비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했다. 지난 1월 5.2% 이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장은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는 한 물가는 안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만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경기가 하반기 되살아나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다는 전망을 유지했다. 이 과장은 “3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 단가도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도 유효하다”면서 “하반기 수출과 투자, 내수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 체질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