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찰·교직원 기강 풀렸나…성추행 등 잇따라

입력 2023-06-16 12:04 수정 2023-06-16 12:30

광주지역 경찰관과 교직원이 연루된 성추행과 절도 등이 잇따라 공직기강의 고삐가 풀렸다는 여론이다. ‘민중의 지팡이’ 경찰관과 신성한 교단을 지켜야 할 교직원이 저지른 각종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산경찰서 A지구대장(경감)이 유흥주점에서 옆좌석 여성 손님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지난 13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A경감은 지난 3월 관내의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다른 일행과 함께 이곳을 찾은 50대 여성의 엉덩이 부분을 손으로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여성의 바지 뒷주머니쪽에 붙은 라벨을 떼어 준 것일뿐 성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유흥주점 CCTV 분석 결과 고의적 성추행으로 판단돼 검찰에 넘겨졌다.

수사의 주체가 돼야 할 경찰이 수사의 객체가 된 사례는 성추행뿐 아니다. 승용차와 지갑, 자전거를 훔친 경찰관도 재판을 받게 됐다.

광주북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B경위는 지난 4월 21일 밤 음주상태에서 용봉동 도로에 세워진 40대 남성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승용차를 훔쳐 탄 절도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승용차 이동경로를 추적한 경찰수사로 10여일 만에 붙잡힌 B경위는 “술에 취해 자신의 차량인줄 착각했다”고 진술했으나 절도혐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뿐 아니다. 지난달 3일에는 골프장 탈의실에서 지갑을 훔친 광주서부경찰서 지구대 C경사가 품위유지 의무위반으로 파면 처분됐다.

앞서 지난 4월 23일에는 광산경찰서 지구대 소속 D경위가 자신이 거주하는 두암동 아파트단지 주차장에 주차중인 승용차에서 현금 15만원을 훔치다가 붙잡혔다.

D경위는 승용차 내부에 놓인 지갑을 훔쳐 현금을 꺼내는 장면을 목격한 차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료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광주경찰청에서 최근 1년간 절도죄로 쇠고랑을 찬 경찰관은 퇴근길에 40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훔쳤다가 해임된 경위를 포함해 4명에 달한다. 대다수 경찰관들은 “2007년 7월 개청 이후 최대 위기로 도무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민생치안 유지를 위해 범죄발생을 막고 범인검거에 누구보다 땀흘려야 할 경찰조직이 오히려 범죄집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광주시교육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산하 기관장과 사무관 등 간부급 직원들이 최근 성 비위로 잇따라 직위해제됐다.

시교육청 산하 모 기관장 F씨(4급)가 여직원들에게 갑질과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가 불거져 감사실 조사 결과 진정내용이 구체적 사실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A씨를 직위해제하고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지만 ‘사후약방문’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F씨의 성추행은 지난 3∼4월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퇴근 시간 이후 “저녁 식사를 같이하자”며 여직원을 자신이 생활하는 주택으로 불러내거나 출장을 가는 도중 함께 차안에서 여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여직원들은 고민 끝에 지난달 중순 F씨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진정을 감사실에 제기했고 F씨와 여직원들을 분리한 조사결과 사실관계가 파악했다.

직속 산하기관에 근무 중인 G사무관 역시 동료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직위해제된 상태에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 여직원은 G씨를 고소했다. 광주시교육청에서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성희롱과 성추행 등 각종 성 비위로 징계받은 교직원은 11명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