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배트에 필로폰이…마약 밀수입 일당 검거

입력 2023-06-16 12:01
경찰이 입수한 마약. 서울경찰청 제공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마약을 밀수입하고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야구 배트에 마약을 숨겨 국내로 밀수입하려는 대범함도 보였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16일 해외 항공특송화물에 마약류를 은닉해 밀수입하고 이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로 13명 중 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4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피의자 4명에 대해서는 모두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며 이 중 해외 거주 총책 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5번에 걸쳐 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마약을 밀수입했다. 자전거 안장이나 주방용품에 마약을 숨겨 들여왔으며, 이들이 국내로 밀수입한 마약은 필로폰 7069g, 케타민 869g, 엑스터시 500정에 이른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마약을 밀수입하려다 미국 세관에 걸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들은 야구 배트에 필로폰 499g을 숨겨 국내로 반입하려고 했다.

당시 경찰은 국내 공범을 검거하기 위해 미국과 공조 수사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총책이 지정한 필로폰 수령 장소에 나타난 공범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 마약이 밀수입되면 국내 유통책들은 이를 던지기 수법으로 공급받아 하선에 판매했다. 총책의 지시를 받은 국내 유통책은 마약을 경기도 광주시에 지정된 장소 골목길 에어컨 실외기 하단이나 미리 주차해둔 오토바이 수납함에 숨겨놓는 등의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판매책 중 일부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고속버스터미널 수화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필로폰을 숨긴 택배 상자를 투약자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경찰은 “한 번의 호기심으로 경험하더라도 ‘마약은 곧 파멸’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경찰은 마약류 집중단속과 연계해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한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 3월 1일부터 오는 7월 30일까지 ‘생활 속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상반기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을 시행 중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