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2023년,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해’ 될 수도

입력 2023-06-16 10:34 수정 2023-06-16 11:54
국민일보DB

기후변화로 이상기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번 달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온도가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전 세계 이달 평균기온이 1979년 기록한 6월 최고 기온보다 1℃ 정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순 며칠간은 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무려 1.5℃나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높은 기온을 보인 것은 아마도 산업화 이후 처음”이라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파리협정에서는 2015년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치로 1.5℃를 설정했다.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1.5℃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큰 재앙이 잇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홍수나 가뭄은 물론 산불, 혹한, 폭염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폭증할 수 있다. 그 강도도 세질 수 있다. 인류를 포함한 생태계가 위험해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캐나다에서 발생한 수백건의 산불이 그 단적인 예로 지목된다.

6월이 절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이달 평균기온이 이전 최고 기록에 못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누적돼왔던 지구환경 변화로 악화하는 엘니뇨 현상을 고려하면 올해가 가장 더웠던 해인 2016년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적도 부근에서는 ‘슈퍼 엘니뇨’가 감지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해수 온난화 현상이지만 그 여파는 거의 전 지구에 걸쳐 나타난다. 폭우와 폭설, 폭풍, 이상 고온, 이상 저온 같은 여러 기상이변을 일으킨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CPC)는 지난 8일 엘니뇨 현상이 지난달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엘니뇨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CPC는 엘니뇨 조건이 지금처럼 존재하는 이상 내년 겨울까지 점차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핀란드 기상학자인 미카 란타넨은 “이번 달 나타난 기온 상승은 이례적”이라며 “이번 달이 역대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우려했다. 마이클 만도 미 펜실베이니아대 기상학자는 “전 세계 지상 온도가 역대 최고 또는 이에 근접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측했다.

다만 신중론도 있다. NOAA는 올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가능성을 12% 수준으로 제한했다. 다만 NOAA 역시 올해가 역대 10위 안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봤다. 5위 안에 들 가능성도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달 전 세계 평균기온이 기록을 시작한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것이 근거로 제시된다. 북미와 남미의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해수면 온도는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관측 사상 월별 최고치를 나타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