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문제를 지적하며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 한통속이냐”는 취지의 강도 높게 지적한 다음 날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교체됐다.
교육부는 16일 대학 입시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후임으로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다.
이 국장은 올해 1월부터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과 BK21사업, 인문사회 및 이공분야 학술지원, 수능 등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후임인 심 국장은 대입제도과장, 대학학술정책관 등 대입 관련 업무를 여러 차례 해본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2018년에는 대입 담당 국장으로 2022대입개편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다만 교육부에서 대입을 담당하는 과장·국장이 6개월 만에 교체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같은 인사 배경엔 전날 윤 대통령이 공교육 수준을 넘어선 수능 난이도가 사교육비 증가 원인이라는 취지로 교육 정책을 비판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며 “그러나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은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주호 부총리는 “원론적인 말씀이지만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생각된다”며 “반드시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풀 수 있도록 출제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올해 수능 난이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등 관심이 높아지며 혼란이 우려되자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에서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윤 대통령의 발언은) 수능 문제는 사교육 대책의 기본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