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한 우주발사체’ 잔해 인양…추락 보름만”

입력 2023-06-16 09:13 수정 2023-06-16 10:21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에 인양됐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발사체 잔해. 연합뉴스

우리 군이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2단 동체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목표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추락한 지 보름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후 8시50분쯤 ‘북 주장 우주발사체’의 일부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어 “인양된 물체는 추후 국방과학연구소 등 전문기관에서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며 “우리 군은 추가 잔해물 탐색을 위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인양한 잔해는 3단 로켓인 천리마 1형의 2단부로 추정된다. 길이는 약 15m·지름 약 2.5m에 달한다. 원통형 잔해 표면에서 ‘천마’라는 글자와 함께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한 마크가 확인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 새 발사장에서 천리마 1형을 발사했지만 1단 분리 후 2단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 해상에 추락했다.

군은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30분 만에 낙하 해상에서 천리마 1형의 잔해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발견했다. 이후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 백(Lift Bag)을 묶어뒀다.

그러나 인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사체 잔해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인양 장구에서 이탈했다. 수심 75m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으며 인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군은 3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을 포함해 항공기와 전투함,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를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군은 먼저 2단부의 양 끝에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연결해 인양을 시도했으나, 접합 부위가 끊어지려고 하면서 중단됐다.

이후 해당 부분에 ‘ㄷ’ 모양의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심해 잠수 작업을 통해 파악한 새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한 뒤 잔해를 해저에서 들어 올렸다.

결국 군은 수면 아래 10m까지 들어 올려 추가로 보강 와이어를 설치한 뒤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잔해를 구조함의 갑판에 싣는 데 성공했다.

군은 잔해를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이송했으며, 천리마 1형의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미는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천리마 1형의 잔해를 공동 조사하기로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