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尹, 아직도 검사” 이준석 “국힘, 자존심도 없다”

입력 2023-06-16 07:58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KBS '더라이브' 방송화면 캡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야당 대표를 만나려하지 않는 윤 대통령을 향해 “아직도 검사 마인드”라고 비판했고, 이 전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자세를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자존심도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이 속해 있거나 속했던 정당을 향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송 전 대표와 이 전 대표는 16일 KBS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함께 출연해 토론을 벌였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민주당에서 탈당한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야당답게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을 대신해서 제대로 싸우고 있지 않다. 밖에 있어보니까 왜 이렇게 못 싸우는가. 검찰 독재정권, 무지막지한 국정 농단에 대해서 싸워야 될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 리더십의 위기가 국민의 억울한 점을 살피고 국민을 대변해서 현장에 들어가 싸워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도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김 대표가 스스로 ‘당내 분란을 종식시키고 안정화했다’고 한 것을 두고 “사실 안정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당이 죽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당의 주체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당이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느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응하는 여당의 태도도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관계지만 또 한 쪽에서 입법부의 일원”이라며 “입법부라는 게 견제와 균형의 역할도 있다. 그걸 망각하고 오염수 논란이 터졌을 때 여당이 (처리수 용어 논란 등) 이상한 역할만 맡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그다음에 오히려 또 자기 발등 찍는 명분을 대통령실에 준다”며 “대통령실이 ‘봐라, 국민들이 여당을 신뢰하지 않지 않냐, 그러니까 더 주도권을 갖겠다’고 적반하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당에 의원님들이 많다. 자존심이 없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방금 말 다 했다. 자존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도 “(김기현 대표는) 존재감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대중 외교 문제도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싱하이밍 중국대사의 최근 발언을 두고 ‘위안스카이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송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여권이 이재명 대표를 보기 싫으니까 이 기회에 이재명 대표와 야당을 공격할 수단으로 한중 관계를 과도하게, ‘위안스카이’ 발언까지 나옴으로써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도 “외교라는 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싱 대사가) 위안스카이 같다는 건, 윤석열 대통령은 그럼 뭘 하는 것이냐. 위안스카이는 ‘고종’을 압박했다”고 비유했다. 이어 “구한말에 혼란스러웠던 외교 속에서 갈팡질팡한 고종을 떠올릴 수 있는 건데, 싱 대사를 압박해서 국내적으로 나쁜 사람 만들면, 이 사람 추방하면 우리 외교단도 추방당한다”며 “외교적으로 뭐가 남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부르지 않는 윤 대통령을 향해 “아직 대통령이 아니라 검사 마인드, 야당 대표를 완전히 피의자 취급하고 배제하는 것 아니냐”며 “무슨 검사가 수사대상을 바라보는 식으로 야당 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자세가 큰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