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나’ 박증환 “우린 끝까지 포기 안 한다”

입력 2023-06-16 00:24 수정 2023-06-16 16:28
LCK 제공

OK 저축은행 브리온 ‘헤나’ 박증환이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둔 소감을 밝혔다.

OK 저축은행은 1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2주 차 경기에서 디플 기아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 2연패 뒤 달콤한 첫 승, 리브 샌박과 공동 8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디플 기아는 시즌 첫 패배를 당해 2승1패(+2)가 됐다.

OK 저축은행은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다. 지난주에 같은 중하위권 팀으로 평가받던 농심 레드포스, 광동 프릭스에 연이어 지면서 암담하게 서머 시즌을 시작했던 OK 저축은행이다. 그런데 이날 2전 전승을 달리던 디플 기아에 일격을 날리는 데 성공하면서 늦게나마 제 궤도에 오를 원동력을 얻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박증환은 “스프링 시즌까지 합쳐서 10연패 중이었다.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면서 “오늘 연패를 깨서 기쁘고 안도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까지는 비장한 각오로 경기장에 왔는데 오늘은 오히려 마음의 짐을 내려놨다. 팀원들과 농담도 자주 주고받았다”면서 마음가짐의 변화가 승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은 디플 기아가 아닌 다른 팀을 만났어도 이겼을 것 같다”며 팀의 경기력에 흡족해 했다. 박증환은 “사실 1세트 역시 나 때문에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인전도, 한타도 내가 너무 못했다”라면서 “나만 잘한다면 충분히 2·3세트를 이길 수 있을 거로 믿었다”고 전했다.

박증환은 1세트 초반 라인전에서 자신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 때문에 팀원들에게 미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반에 내가 라인 관리 실수를 하는 바람에 라인전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어졌다. 한타에서도 팀원들이 좋은 콜을 해줬음에도 내가 포지션을 잘 잡지 못해서 호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증환은 올 시즌 더 공격적인 선수로 거듭나고 싶어서 알을 깨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3년간 이 팀의 팬분들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또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원거리 딜러상 역시 죽더라도 공격성을 잃지 않는 선수”라면서 “스타일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오랫동안 줄곧 소심함을 버리고, 더 담대하게 플레이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박증환은 “‘룰러’ 박재혁, ‘페이즈’ 김수환, ‘재키러브’ 위 원보 선수처럼 공격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면서 “나는 타고난 성격 때문에 과감한 플레이를 했다가 데스를 당하면 위축되는 면이 있다. 그런 점을 고치고 싶다”고 전했다.

박증환은 이번 시즌 목표로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을 잡았다. 그는 “나는 사실 프로게이머치고는 나이가 적은 편이 아니다. 내년에도 LCK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갖추고, 팬분들께 꾸준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작년 서머 시즌보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주에 너무 못했다고 생각해서 10점 만점에 3점 정도를 매기고 싶다”면서 “올 시즌은 유독 경기장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기분파다 보니 연패의 영향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같아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연패로 시작했지만, 여전히 정규 리그는 15경기가 남아있다. 박증환은 “앞으로 강팀들과의 대진이 남아있다”면서 “팬분들도, 저도 힘든 한 주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팬분들께서도 끝까지 저희를 믿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