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여성 인터넷 방송 진행자 BJ 아영(본명 변아영·33)의 사인 규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은 조만간 BJ 아영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당초 캄보디아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유족이 조속히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자며 부검에 반대했으나, 현지 경찰과 한국대사관 측의 설득 끝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유족분들이 어렵게 결정을 해주셨다”면서 “캄보디아 경찰이 부검 일정을 알려오지는 않았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현지 매체에서는 BJ 아영의 생전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화면 속 그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와 운동복 바지를 입고 혼자 병원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옷차림은 사건 현장에서 수거된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A씨는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캄보디아 경찰은 시신 유기 등 혐의로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를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을 둘러싼 천에 묻어있는 지문을 감식, 이들의 신원을 확인해 붙잡은 뒤 진료 과정의 과실 여부 등을 수사해왔다.
중국인 부부는 지난 4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병원을 찾은 BJ 아영이 치료받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중국인 부부의 진술과 달리 변씨의 시신에는 폭행을 의심할 만한 흔적들이 여럿 있었다. 발견 당시 시신의 얼굴이 심하게 부어 있었고, 멍 자국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신의 목도 부러진 상태였다고 한다.
BJ아영은 지난 2일 캄보디아에 입국한 뒤 병원에서 수액 또는 혈청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지난 2일 지인과 함께 캄보디아에 입국한 뒤 “병원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 13일 중국인 부부를 ‘고문을 동반한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에서 ‘BJ 아영’으로 활동하던 변씨는 아프리카TV 구독자 16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어 25만명 등을 보유한 유명 BJ이자 인플루언서다. 그는 지난 3월 인스타그램에 “BJ 청산했다. 당분간 일반인으로 살려고 한다. 일반인 아영이의 새 삶, 열심히 살겠다”는 글을 올린 뒤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앞서 캄보디아에서 생활하던 유명 방송인 출신 서세원씨도 지난 4월 20일 프놈펜에 있는 한인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6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